붓다의 가르침

[불교경전입문] 88. 상서로운 비가 내리다 (布施太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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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5-27 00:00 조회1,7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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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는 자타카(本生譚)를 하나 옮겨 보겠다.


자타카란 한 마디로 말해서 불타의 전생(前生)에 관한 이야기인데 불타가 그렇게 훌륭한 성자가 된 것은 도저히 한 생()만의 수행에 의한 것이라 생각할 수 없다는 고대의 불교인들의 사고를 바탕으로 창작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타카는 후대의 창작이라 하겠지만 동시에 불교도들의 불타에 대한 경건한 심정이 표출되어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옮기고자 하는 자타카는 보시태자(布施太子)의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는 것인데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다.


그것은 불타가 전도를 시작한 그 이듬해의 일이었다. 그는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비로소 그의 고향인 카필라밧투(迦毘羅衛)를 방문했다. 사캬(釋迦)족 사람들은 자기 종족에서 나온 훌륭한 성자를 보려고 성밖의 니그르다(尼拘律) 동산까지 나아가 불타를 맞이하였다. 그런데 그 중에는 그는 나보다 어리다.’고 하며 예배하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때 갑자기 하늘이 흐려지면서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것이 상서로운 일이라고 서로 수군거렸다. 그러자 불타는 이런 상서로운 비는 일찍이 먼 과거세(過去世)에도 나를 위해 내린 적이 있었다고 말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설했다고 한다.



그 옛날 시비(尸毘)라는 나라의 제춧타라라는 도시에 산자야(刪闍耶)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그의 왕자로 태어난 벳산타라(毘輸安咀囉)는 태어나면서부터 보시를 매우 즐겼다. 불과 여덟 살 때에 그는 이렇게 말한 적도 있었다.



만일 누가 나에게 심장을 달라는 자가 있다면 심장을 주겠다. 또 만일 눈이 갖고 싶다는 자가 있다면 눈이라도 내어 주겠다.”



열여섯 살 경에는 온갖 학문을 다 배우고 태자 자리에 올라 맛디(曼坻)라는 비를 맞이하여 곧 두 아들을 얻었다.


그 무렵 남쪽의 카링가(迦陵伽)라는 나라에서는 오랫동안 가뭄이 계속되어 많은 사람들이 생활에 곤란을 겪고 있었다. 왕이 그 일을 걱정하며 바라문들에게 자문을 구하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시비국의 벳산타라 태자에게 온몸이 순백색인 상서로운 코끼리가 있습니다. 그 코끼리가 가는 곳에는 반드시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태자가 몹시 보시를 좋아한다고 하니 그 코끼리를 얻어 오십시오.”



모두 그것이 좋겠다고 하므로 여덟 명의 바라문을 뽑아 시비국으로 보냈다. 그들이 벳산타라 태자에게 그 코끼리를 달라고 청하자 그는 기꺼이 코끼리를 내주었다. 그런데 바라문들이 그 코끼리를 끌고 가는 모습을 본 시비국의 사람들 사이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태자가 바라문들에게 저 코끼리를 내주었으니 장차 이 나라는 어찌되겠는가. 저 상서로운 코끼리를 다른 나라에 넘겨준 태자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



그렇지만 태자는 코끼리 보시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태자 자리를 버리고 비와 두 아들을 데리고 반카산으로 들어가 출가하여 버렸다. 산속의 생활은 힘든 것이었지만 태자비는 태자를 잘 도와서 어느덧 7 개월이 흘렀다.


그 무렵 같은 카링가국에 주자카라는 늙은 바라문이 있었다. 그의 젊은 처는 남편을 잘 섬기며 살고 있었는데 방정맞은 세상 사람들의 입이 가만두지를 않았다.



저런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노비도 부리지 않고 늙은 남편을 잘 섬기고 있는 것을 보면 그녀는 확실히 빚 대신에 얻어 온 마누라임에 틀림없다.”



그런 말을 전해들은 그의 젊은 처는 분해서 어쩔 줄을 모르며 하인을 데려오지 않는다면 나가 버리겠다고 했다. 곤란해진 바라문은 반카산으로 벳산타라 태자를 찾아가 그의 두 아들을 달라고 청했다. 경전의 서술은 그간의 경위에 관해서 수백 개의 게송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아무리 태자가 보시를 좋아한다고 해도 자신의 사랑스런 두 아들을 노비로 다른 사람 손에 맡기는 것은 아무래도 견딜 수 없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보시를 위해서는 아끼지 않겠다는 것을 삶의 신조로 삼는 태자는 결국 그의 두 아들을 바라문에게 주어 버렸다. 단지 그 다음에 나뭇잎으로 지붕을 이은 집에 들어가 측은한 생각으로 소리 내어 울었다.’고 하는 한 구절이 수백 개의 게송 속에서 빛나고 있다.


그러나 벳산타라 태자의 시련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천신 삭카(釋帝)가 노인의 모습을 하고 숲 속으로 태자를 찾아와 비 맛디를 달라고 청한 것이다. 그러자 태자는 마치 벌린 손 위에 천금(千金)의 돈주머니를 내려놓듯이주저 않고 비를 그 노인에게 주어 버렸다. 그 때 불가사의한 기적이 일어났다.


노인의 모습을 했던 천신이 본래 모습을 나타내며 태자를 칭송하고 태자비를 돌려주었다. 한편 늙은 바라문에 끌려갔던 두 아들은 아버지인 산자야 왕에 의해 보호되고 있었다. 이윽고 태자는 왕과 두 아들, 많은 군대의 마중을 받으며 제춧타라 성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이어 왕이 되었다. 이런 기적은 모두 태자가 보시바라밀(布施波羅蜜)을 성취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태자가 다시 성으로 들어갈 때 예의 상서로운 비가 세차게 내렸다는 것이다.


보시바라밀이란 6 바라밀(報施, 持戒, 忍辱, 精進, 靜慮, 智慧)의 하나로 불교 수행자가 닦아야 할 훌륭한 덕목의 하나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보시를 제대로 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또 보시의 공덕이 얼마나 큰가를 가르치기 위해서 불타의 전생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지어진 설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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