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가르침

[붓다의가르침] 9. 오늘날의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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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팔정도
작성일12-09-26 00:00 조회2,3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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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붓다의 사회, 경제, 정치에 관한 가르침



www.sunwoo.or.kr/윌폴라 라훌라 原著, 전재성 譯著



불교가 숭고한 이상, 고결한 도덕과 철학적 사고에만 관심을 갖고 인간의 사회경제적인 복지는 소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잘못이다. 붓다는 인간의 행복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에게 행복이란 도덕적, 정신적인 원리에 바탕을 둔 고결한 생활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생활이란 물질적 사회적인 여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불교는 물질적인 행복을 그 자체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지는 않았다. 곧 물질이란 보다 높고 숭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을 위한 고결한 목표를 이루는데서 없어서는 안될 수단인 것이다. 그래서 불교는 정신적 성취를 이루려면 최소한의 물질적인 여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어떤 외진 곳에서 명상하고 있는 한, 한 승려가 정신적인 성취를 이룩하는 데에도 최소한의 물질적인 여건이 필요한 것이다.

붓다는 인생을 사회 경제적인 관계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사회, 경제, 정치 등의 모든 국면을 총괄적으로 보았다. 그의 윤리적, 정신적, 철학적인 문제에 관한 가르침은 상당히 잘 알려져 있으나, 사회, 경제, 정치 등에 관한 가르침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불경에는 그러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많은 이야기가 두루 산재해 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디가 니까야] 가운데 [전륜사자후경]은 가난(daliddiya)이 도둑질, 거짓말, 폭력, 증오, 잔인 등과 같은 부도덕한 범죄의 원인이 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고대의 왕들은 오늘날의 정부처럼 형벌을 통해서 범죄를 억제하려고 애썼다. 같은 니까야 가운데 [꾸따단따경]은 그러한 형벌을 통한 범죄의 근절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설하고 있다. 그러한 방법으로는 결코 실효를 거둘 수 없으며, 범죄를 근절시키려면 국민의 경제적인 여건을 개선시켜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농부와 경작자들에게는 곡식과 농사를 지을 설비가 공급되어야 하고, 무역업자나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자본이 공급되어야 하고, 고용원이나 노동자들에게는 적절한 임금이 지불되어야 한다. 이렇게 충분한 소득을 벌어들일 기회가 부여되면, 국민들은 만족해하고 두려움이나 걱정이 없게 되고, 따라서 그 나라는 평화롭고 범죄가 없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붓다는 재가의 신도들에게 경제적인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들에게 설명했다. 그렇다고 탐욕과 애착을 가지고 부를 쌓아 올리는 것을 붓다가 용인하지는 않았다.

또한 생계를 꾸려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허용했던 것도 아니다. 그것은 붓다의 가르침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무기의 생산, 판매와 같은 장사를 붓다는 그릇된 생계수단으로 보고 비난했다. 디가자누라는 사람이 하루는 붓다를 찾아가서 질문했다.

[디가자누] "세존이시여, 우리는 아내와 지식을 데리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평범한 속인입니다. 저희들에게 현세와 내세에서의 행복을 인도해줄 좋은 가르침을 베풀어주시겠습니까?"

붓다는 우선 현세에서 인간의 행복을 인도해 줄 네가지가 있다고 대답했다.

1. 자신이 종사하는 어떤 직업에서든 숙련되어야 하고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근면하고 원기왕성해야 한다. (魯力具足 utthanasampada)

2. 자신의 이마에 땀을 흘리며 정당하게 벌어들인 소득을 보존해야 한다. (守護具足 arakkhasampada)

3. 성실하고 학식이 있으며, 덕망이 있고 도량이 크고 자신을 악에서 벗어나게 하고 바른 길로 인도해 줄 친구를 사귀어야 한다. (善友 kalyamamottata)

4. 너무 많게도 적게도 말게 자기의 소득에 맞게 합리적으로 소비해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분수에 맞게 생활해야 한다. (等命 samajivikata)

붓다는 계속해서 내세에서 재가신도의 행복을 이끌어줄 네가지 성취(四具足)에 관하여 상세히 설명한다.

1. 믿음의 성취이다. 도덕적, 정신적, 지적 가치를 믿고 신뢰한다. (信具足 saddhasampada)

2. 계행의 성취이다. 살생하고 훔치고 속이고 거짓말하는 등의 파괴적이고 해로운 생활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戒具足 silasampada)

3. 베품의 성취이다. 부에 대한 애착과 같은 망상을 내지 말고 자선을 하거나 관용을 베푼다. (捨具足 cagasampada)

4. 지혜의 성취이다. 번뇌를 없애고 열반의 경지로 이끌어주는 지혜를 닦는다. (慧具足 pannasampada)

붓다는 돈을 저축하고 쓰는 것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말한 적도 있다. 이를테면 그가 씨갈라라는 청년에게 소득의 사분지 일을 생활비로 쓰고 이분의 일은 사업에 투자하고 나머지 사분의 일은 비상용으로 저축해두어야 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 때에 붓다는 싸밧티 시의 제따바나(기원정사)를 지은 가장 헌신적인 붓다의 재가신도 가운데 한 사람인 아나타삔디까라는 장자에게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는 재가신도에게 네 가지 행복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1. 공정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얻은 경제적인 안정이나 부를 향유하는 행복이 있다. (利益樂 atthisukkha)

2. 자신과 가족, 친구나 친척 또는 칭찬할 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자기의 벌어들인 부를 아낌없이 베푸는 행복이 있다. (受用樂 bhogasukkha)

3. 빚이나 채무가 없는 행복이 있다. (無債樂 ananasukkha)

4. 신체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악을 저지르지 않고 과오가 없는 청정한 생활을 하는 행복이 있다. (無過樂 anavajjasukkha)

여기서 이 네가지 가운데 세가지가 경제적인 측면이라는 사실에 유의해야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물질적 행복은 과실 없는 청정한 생활로부터 오는 정신적 행복의 십육분지 일의 가치도 되지 못한다고 붓다가 장자에게 이야기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위에서 예로 든 몇 가지의 보기에서 알 수 있듯이, 붓다는 경제적인 복지를 인간의 행복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보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정신적, 도덕적 기반이 없는 물질이라면 진실된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붓다는 물질적인 개선을 장려하면서도, 정신적으로 평화롭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덕적 정신적 품성의 계발이 더욱 긴요하다는 것을 언제나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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