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경전입문] 42. 노여움에 사로잡히지 마라 (瞋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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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불타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밧티(舍衛城)의 교외 제타(祇陀) 숲의 정사에 있던 때의 일이었다. 무엇 때문인지 갑자기 두 사람의 비구 사이에 다툼이 일어났다. 들어보니 싸움의 발단은 한 비구가 다른 비구에게 무언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잘못을 저지른 비구는 자신이 나빴다고 사과를 하는데 다른 비구 쪽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소란이 빚어지게 된 것이었다. 잘못을 저지른 비구는 손이 닳도록 빌고 있는데도 다른 비구 쪽에서는 그치지 않고 상대편의 허물을 들어 큰 소리로 죄를 나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자 잘못을 행한 비구 쪽이 오히려 동정을 받게 되었다.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다른 비구들이 마침내 불타에게 그 전말을 보고했다. 불타는 그들을 불러들여 다음과 같이 타일렀다.
“비구들이여, 죄를 범하고도 죄를 죄라고 인정하지 않는 자는 잘못이다. 또한 용서를 비는데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자도 잘못이다. 이 두 사람은 함께 어리석은 자가 된다. 비구들이여, 그에 반해 죄를 범했으면 죄를 죄라고 인정하는 것이 옳다. 또 용서를 빌면 그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이 두 사람은 함께 현명한 사람이라고 불린다.”
이 훈계는 대단히 평범하여 특별히 내세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기에 덧붙여 불타가 그들에게 설한 게송이 상당히 훌륭한 것이었다. 즉, 불타는 옛날 제석천(帝釋天)이 여러 천신을 훈계하며 이런 교훈을 설한 적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노여움에 사로잡히지 마라.
우정을 망치지 마라.
헐뜯지 않을 것을 헐뜯지 마라.
불화(不和)의 말을 입에 올리지 마라.
산이 사람을 압도하는 것처럼
노여움은 어리석은 자를 압도해 버린다.
이 마지막 두 구절 ‘산이 사람을 압도하는 것처럼, 노여움은 어리석은 자를 압도해 버린다.’는 것은 진에(瞋恚)의 성질을 이야기하는 말이다. 탐욕은 점차로 사람을 잠식하는 독과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에 반해 노여움은 한 번 그 불길이 일어나면 일거에 그 사람을 망쳐 버리기 때문이다.
* 제석천 : 인드라. 제 26 번의 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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